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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10경 머그컵, 실물로 완성하기까지 3편중 2편

드래곤테일 2026. 6. 23. 18:14

제천 머그컵 시리즈 2편: 실물 제작과 시행착오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일과 실제 상품을 만드는 일은 전혀 달랐습니다.

 

화면에서는 예뻐 보이던 그림도 머그컵에 인쇄하면 작아지고, 글자가 흐려지며, 손잡이 가까이에서는 그림이 잘릴 수 있었습니다.

 

제천 머그컵 시리즈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한 일은 새로운 것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덜어 내고 다시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파노라마 스타일의 의림지와 탁사정
파노라마 스타일의 박달재와 배론성지

 

파나로마 스타일의 박달도령과 금봉낭자

파노라마 대신 앞면과 뒷면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에는 제천의 산과 호수가 컵 둘레를 따라 이어지는 파노라마 형식을 생각했습니다.

컵을 천천히 돌리면 한 폭의 풍경처럼 보일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제작업체에 문의해 보니 제가 선택한 방식에서는 전체 둘레 인쇄가 어렵고,

앞면과 뒷면에 각각 약 60×60mm 범위로 인쇄하는 것이 현실적이었습니다.

 

여기서 계획을 고집했다면 제작이 늦어지거나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파노라마 구상을 버리고 오히려 앞면과 뒷면의 장점을 살리기로 했습니다. 한쪽 면에는 한 장소의 대표 장면을,

 

반대쪽에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다른 장소를 배치했습니다. 손잡이를 기준으로 그림 사이에 여백을 두어 컵을 잡았을 때 인물이 가려지거나 지명이 잘리지 않도록 조정했습니다.

 

최종 머그컵은 지름 약 85mm, 높이 약 95mm 규격을 기준으로 작업했습니다. 화면에서 크게 보이는 그림을 그대로 넣지 않고 인쇄 크기에 맞춰 선을 단순하게 만들었습니다.

 

관광지 이름도 컵마다 크기가 들쭉날쭉하지 않도록 월악산과 금수산 시안을 기준으로 통일했습니다. 작은 차이 같지만 다섯 컵을 한 상자에 넣었을 때는 이런 통일감이 전체 인상을 좌우했습니다.

 

박달재
탁사정

 

박달도령

 

금봉낭자

 

그림보다 더 어려웠던 것은절제였습니다

 

처음 만든 시안에는 산, 구름, 나무, 물결, 전통문양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하나씩 볼 때는 멋있었지만 컵에 모두 담으니 복잡해 보였습니다. 특히 박달도령과 금봉낭자 그림은 장식이 많아지면 지역 설화의 소박한 느낌보다 사극 포스터처럼 보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화풍을 담백한 수채화와 가는 펜선으로 정리했습니다. 머그컵의 흰색 바탕이 그림의 일부가 되도록 여백을 남겼습니다. 박달도령은 남색과 담청색, 금봉낭자는 연분홍과 연베이지를 중심으로 색을 줄였습니다. 배경 문양도 강하게 넣지 않고 인물과 이야기를 방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이 작업을 하며 관광기념품은 전시용 그림과 다르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작품만 크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컵의 형태, 손잡이 위치, 인쇄 번짐, 세척과 사용성까지 함께 생각해야 했습니다.

예쁜 시안을 만드는 것보다 실제 컵에서 편안하게 보이도록 줄이는 일이 더 어려웠습니다.


포장은 작품의 마지막 장면이었습니다

 

컵이 완성되면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실물 심사에서는 포장도 작품의 일부였습니다.

 

제천10경 다섯 개를 한 상자에 넣되 상단에 두 개, 하단에 세 개가 보이도록 배열했습니다.

 

상자를 열었을 때 컵이 한꺼번에 쏟아져 보이지 않고, 각 그림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나타나도록 구성했습니다.

 

기성 싸바리 상자를 검토하고, 내부 컵 바닥과 빈 공간에는 종이 완충재를 넣었습니다.

처음에는 천 소재를 깔아 볼까도 생각했지만, 흰색 머그컵의 깨끗한 인상과 어울리고 이동 중 충격도 줄일 수 있는 종이 완충재가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포장 작업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화려함보다 안정감이었습니다.

심사장까지 옮기는 동안 컵끼리 부딪히지 않아야 했고, 상자를 열었을 때 작품의 순서가 흐트러지지 않아야 했습니다.

 

관광객에게 판매하는 상품이라면 포장이 예쁜 것만큼 다시 들고 이동하기 쉬운지도 중요합니다.

 

우여곡절끝에 단4일만에 아래와 관광기념품이 완성되어 기일내에 무사히 출품되었습니다. 

 

이야기 카드가 컵의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머그컵 두개의 셋트로 구성이 되어있어 두개의 스토리 카드가 필요했습니다. 생각같아서는 각각의 머그컵에 각컵의 주제를 담은 이야기카드를 넣을까도 생각했지만 각 머그컵 세트에 맞는 이야기카드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대신에 별도의 이야기첩을 한글과 영문 병기로 하여 

 

의림지와 탁사정은 ‘천년의 물길’, 월악산과 금수산은 ‘산의 능선’, 용하구곡과 송계계곡은 ‘깊은 계곡의 숨결’, 청풍문화유산단지와 옥순봉은 ‘강물에 잠긴 옛 고을’, 박달재와 배론성지는 ‘고개를 넘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정리했습니다.

 

이야기첩에는 한국어 설명과 간단한 영문 소제목을 함께 넣어 외국인 관광객도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글씨가 너무 작으면 읽기 어렵기 때문에 본문 크기와 줄 간격을 키우고, 한지 느낌을 살리되 지나치게 낡아 보이지 않도록 정리했습니다.

 

스토리카드와 이야기첩은 제품 설명서가 아니라 컵을 다시 보게 만드는 장치였습니다.

카드를 읽고 컵을 돌려 보면 앞면과 뒷면의 연결이 보이고, 컵을 본 뒤 카드를 읽으면 제천의 장소가 조금 더 오래 기억됩니다.

 

스토리카드와 이야기첩은 미리캔버스에서 만들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온라인판매일을 하면서 직접 상세페이지를 만든 경험이 많았습니다. 그 경험이 스토리카드 만드는데 도움이 될 지 누가 알았겠나요.   

 

제천10경 스토리카드

 

박달도령과 금봉낭자 스토리카드

 

수정은 실패가 아니라 제작 과정이었습니다

작업 중에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았습니다. 인쇄업체에서 파노라마가 어렵다는 답을 받았고, 컵 규격도 처음 예상과 달랐습니다. 포장 상자가 너무 크면 작품이 허전해 보였고, 완충재 색이 진하면 흰색 컵이 답답해 보였습니다.

 

그림 속 글자 크기와 인물의 표정도 여러 번 바꿨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처음 계획이 틀어졌을 때 힘이 빠졌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일을 시작할 때는 크게 벌이지만 마무리가 약한 ‘용두사미’가 단점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번에는 그 반대로 끝까지 손을 보자는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작은 수정이 계속 쌓여 결국 실물 전시까지 이어졌습니다.

 

AI도 이 과정에서 여러 시안을 비교하는 데 도움을 주었지만, 제작업체에 직접 문의하고 규격을 확인하며 상자를 자르고 컵을 배치한 것은 사람의 몫이었습니다. 화면 속 아이디어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건이 되려면 결국 확인과 노동이 필요했습니다.

결론: 상품성은 디테일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제천 머그컵 시리즈를 만들며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상품성이 거창한 아이디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인쇄 가능한 면적, 글자의 크기, 컵 사이의 간격, 포장재의 색, 이야기 카드의 문장처럼 작은 결정이 모여 한 세트의 인상을 만들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처음부터 대량 생산을 생각하기보다 한 개의 시제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화면에서 발견하지 못한 문제가 실물에서는 바로 보입니다. 비용과 결과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시제품 한 번에서 얻는 배움은 생각보다 큽니다.

 

아래는 완성된 제품이 출품된 모습입니다. 

 

완성된 머그컵 시리즈 출품된 모습

핵심 요약

•    제작업체의 인쇄 조건에 맞춰 파노라마 방식에서 앞·뒷면 인쇄로 변경했습니다.

•    머그컵 규격과 60×60mm 인쇄 범위를 기준으로 그림과 글자를 단순화했습니다.

•    다섯 컵은 상단 2개, 하단 3개로 배치하고 직접 칸막이와 완충 포장을 준비했습니다.

•    이야기 카드를 다섯 세트 모두에 더해 제천의 풍경과 연결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    수정과 시제품 확인은 실패가 아니라 상품을 완성하는 핵심 과정이었습니다.

 

직접 기념품이나 소품을 만들어 보신 분들은 포장과 실물 제작 중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우셨나요?

 

경험을 댓글로 나눠 주시면 저도 많이 배우겠습니다.

참고 자료

    제천시 관광문화포털, '제천10경'

    2026 제천시 공예품·관광기념품 공모전 개최 안내

    머그컵 제작업체 인쇄 규격 상담 내용